오늘은 제가 요즘 재밌게 읽고 있는 책 한 권을 소개해 드리려고 해요. 📚
제목은 『느린 학습자의 공부』, 저자는 박찬선 선생님이십니다. 2021년에 초판이 나왔고, 벌써 여러 차례 쇄를 거듭한 만큼 현장에서 오래 사랑받고 있는 책이에요.

인지학습치료사로 일하다 보면 학습장애, 경계선 지능, 느린 학습자 친구들을 정말 자주 만나게 돼요. 이 책은 그 아이들을 이해하고, 어떻게 도와줘야 할지 막막한 부모님과 교사, 치료사에게 큰 길잡이가 되어주는 책이라 꼭 소개해 드리고 싶었어요.
이 글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해 볼게요.
- 느린 학습자란 누구를 말하는지
- 학습장애와 경계선 지능을 어떻게 구분하는지
- 현장에서 느끼는 느린 학습자 지도 원칙
- 아이들이 보내는 ‘느린 학습자의 신호’ 살펴보기
- 이 책을 꼭 읽어보셨으면 하는 분들


💡 왜 『느린 학습자의 공부』를 추천할까요?
경계선 지능과 학습장애는 전문가에게도 구분이 쉽지 않은 영역이에요. 학교 현장에서는 이런 아이들이 종종 단순히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로 오해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아이들은 조기에 적절한 교육과 지도를 받으면 스스로 삶을 꾸려갈 수 있는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반복된 실패 경험과 낮은 자존감 때문에, 또래보다 학습이 점점 더 뒤처지는 경우가 많아요.
인지학습치료사로 근무하면서 제가 느낀 점은 분명합니다.
- 맞는 방법으로, 맞는 속도로 도와주면 문제 해결 능력과 자신감이 분명히 올라간다는 것
- 그에 따라 문제행동이 줄어들고, 또래와의 관계도 좋아진다는 것
이 책은 그런 변화의 과정을 이론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례와 설명으로 풀어주기 때문에, 현장에서 바로 적용하기 좋아서 더 추천드리고 싶어요.

🧠 느린 학습자(Slow learner)란 누구일까요?
책에서는 한 번에 받아들일 수 있는 학습량이 적고, 배우는 속도가 또래보다 느린 아이들을 넓게 ‘느린 학습자’라고 설명합니다.
인도의 한 교육센터 책임자였던 란자나 교수(2014)는 느린 학습자를 “평균 아동과 비슷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학습 속도가 느린 아이들”로 정의했다고 해요. 즉, ‘못하는 아이’가 아니라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한 아이’에 가깝습니다.
✔ 느린 학습자 범주에 포함될 수 있는 경우
- 학습장애(LD)를 가진 아동
- 경도 지적장애(IQ 약 55~69 수준)
- 경미한 자폐 특성을 보이는 경도 자폐스펙트럼 아동
- 경계선 지능을 가진 자폐스펙트럼 아동
- 주의집중 문제를 보이는 ADHD 아동 등
📌 핵심 포인트
특수학급에 가기에는 인지 능력이 꽤 좋고, 일반학급에만 있자니 특수 교육적 접근이 꼭 필요한 아이들이 바로 이 ‘느린 학습자’에 많이 해당됩니다.
현실적으로는 일반학급과 특수학급의 사이, 즉 ‘중간 단계’에서 배울 수 있는 학습 도우미 반이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제도·여건상 어려운 경우가 여전히 많습니다. 그래서 가정과 센터, 치료실에서의 세심한 개별 지도가 더 중요해지는 거예요.

⚖️ 학습장애와 경계선 지능, 어떻게 구분할까요?
이 책에서는 학습장애와 경계선 지능을 지능검사, 학력검사, 심리평가 등을 통해 구분하는 방법을 설명합니다. 현장에서 자주 나오는 기준들을 아주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실제 판정은 반드시 전문가에게 의뢰해야 해요.)
- 학습장애(LD)
- 지능 자체는 평균 범위에 가까운데, 읽기·쓰기·수학 등 특정 학습 영역이 유독 많이 뒤처지는 경우
- 기초학력검사에서 또래보다 약 2년 이상 뒤처지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음
- 경계선 지능
- 지능지수(IQ)가 대략 70~84 사이에 위치하는 경우
- 새로운 내용을 이해하고 일반화하는 데 시간이 많이 필요함
두 집단 모두 겉으로 보기엔 “그냥 공부를 별로 안 좋아하는 아이”처럼 보이기도 해서, 정확한 평가와 이해가 없으면 쉽게 오해받을 위험이 큽니다.
읽기·쓰기에 어려움을 보이는 아이에 대해서는 아래 글들도 함께 참고해 보시면 좋아요.
📘 느린 학습자 지도 원칙 (현장+책 내용 정리)
책에서 강조하는 내용과 제가 현장에서 느낀 점을 함께 묶어서, 실제 지도에 도움이 되는 포인트만 정리해 볼게요.
- 1) “이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부터 파악하기
먼저 이미 혼자 할 수 있는 수준을 정확히 알고, 그 위에 작은 단계를 하나씩 쌓아 올려야 합니다. - 2) 처음에는 ‘양’보다 ‘앉아 있는 연습’에 초점 두기
한 번에 많은 분량을 밀어 넣기보다, 짧고 안정적인 학습 시간을 만드는 것이 먼저예요. - 3) 공부 분량과 시간은 꼭 조절하기
아이 컨디션은 매일 달라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와 같이 그날그날 조절해 주는 것이 오히려 학습 지속에 도움이 됩니다. - 4) 스스로 생각해 보는 질문 던지기
정답만 알려주기보다는 “너라면 어떻게 해볼래?”, “왜 그렇게 생각했어?” 같은 질문으로 사고력을 자극해 주세요. - 5) 추상적인 개념을 경험과 연결해 주기
시간, 양, 크기, 위치 같은 개념은 직접 만져보고, 움직여보고 이해할 수 있는 활동과 함께 설명해 주면 훨씬 잘 받아들입니다.
🎯 TIP. 아이가 쉽게 지치고 무기력해 보인다면, “열심히 해라”라는 말보다 “그래도 여기까지 해낸 건 대단해!” 같은 과정 중심 칭찬이 훨씬 큰 힘이 됩니다.
🚨 이런 모습이 계속된다면, 느린 학습자의 신호일 수 있어요
물론 한두 번 나타난다고 해서 모두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아래와 같은 모습이 여러 가지 함께, 오랫동안 반복된다면 전문가의 상담을 한 번쯤 고려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 몸이 늘 부산하고,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이 매우 짧아요.
- 이야기를 들을 때나 과제를 할 때 금방 집중이 흐트러져요.
- 또래에 비해 말이 늦게 트이거나, 문장을 또렷하게 구성하는 데 어려움을 보여요.
- 한글 자모, 초성·중성·종성, 기본 수 개념(수 세기, 수 크기 비교 등)을 유난히 힘들어해요.
- 달리기, 계단 오르내리기, 공 던지기 등에서 움직임이 또래와 많이 다르게 느껴져요.
- 왼쪽·오른쪽, 멀다·가깝다 같은 기본 위치·거리 개념을 잘 헷갈려요.
- 필기나 그림 그리기에서 힘 조절이 잘 안 돼 너무 세게 누르거나 너무 약하게 쓰는 편이에요.
- 대화할 때 상대 말은 잘 듣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이어서 하는 경우가 많아요.
- 자세가 쉽게 무너지고, 한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힘들어 보여요.
- 공부에 대한 의욕이 거의 없고, “어차피 난 못 해”라는 말을 자주 해요.
- 주의를 여러 번 줘도, 행동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 느낌이에요.
- 집단 활동에서 친구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데 어려움을 느껴요.
- 수 세기나 덧셈·뺄셈을 여러 번 가르쳐도 잘 유지되지 않아요.
위 신호들이 눈에 들어오신다면, 혼자서만 고민하지 마시고 발달검사나 학습검사를 통해 아이의 현재 위치를 파악해 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영유아·아동 발달을 기록하고 점검하는 방법은 아래 글도 함께 참고해 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 『느린 학습자의 공부』, 이런 분들께 추천드려요
- 특수교사·통합학급 교사 – 학급 안의 느린 학습자들을 이해하고 돕고 싶은 선생님
- 유치원·어린이집·공부방·학원 등 교육기관 종사자 – “왜 이렇게 느리지?” 싶었던 아이들이 떠오르시는 분
- 학부모님 – 우리 아이가 또래보다 조금 느린 것 같아 걱정되지만, 정보를 어디서부터 찾아야 할지 막막하신 분
- 치료센터에서 근무하는 치료사 – 학습장애·경계선 지능 아동을 더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싶은 분
- 미래 교사를 꿈꾸는 대학생 – 교직을 준비하며 “다양한 아이들”을 진짜로 이해하고 싶은 분
무엇보다 이 책의 장점은, 전공 서적처럼 어렵지 않고, 현장 이야기를 듣는 느낌으로 술술 읽힌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교육·치료 현장에 계신 분들은 물론,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도 부담 없이 읽기 좋은 책입니다.
학습장애와 경계선 지능, 느린 학습자 친구들은 조기에 적절한 교육과 지지를 받으면 충분히 독립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작은 관심과 세심한 관찰이 한 아이의 인생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꿔 줄 수 있다는 것, 꼭 기억해 주세요.
혹시 이 책을 이미 읽어보신 분이 계시다면, 기억에 남는 문장이나 떠오르는 학생이 있으셨는지 댓글로 나눠 주세요 😊
아직 읽어보지 않으셨다면, 오늘 글을 계기로 느린 학습자를 바라보는 눈이 조금 더 따뜻해지는 시간이 되셨으면 합니다.
언제나 아이들을 사랑으로 돌보는 선생님들, 학부모님들 응원합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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